Lesson 02
세운은 그 그림과의 오차다
세운은 한 해의 글자다. 나는 세운을 상과 벌로 읽지 않는다. 네 기둥이 지금의 그림이면, 세운은 그 그림과의 오차다.
오차는 벌이 아니다
오차는 실패가 아니다. 그림이 가리키는 자리에서 올해가 얼마나 비켜 섰는지를 알려 준다. 비켜 선 해는 틀린 해가 아니다. 조준이 드러나는 해다.
올해가 편하면 그림과 가깝다. 올해가 거칠면 그림과 멀다. 멀다고 그림을 버리는 일은, 내가 하지 않는다.
한 해의 글자
세운은 네 기둥을 덮어 쓰지 않는다. 그림 위에 올해의 한 겹이 앉을 뿐이다. 그 한 겹이 어디를 누르고, 어디를 비추는지를 본다.
나는 “올해는 좋다, 나쁘다”로 접지 않는다. 좋은 해라는 말은 상을 기다리는 말이 되기 쉽다. 나쁜 해라는 말은 나를 벌하는 말이 되기 쉽다. 둘 다 오차를 가린다.
오차를 두는 법
오차를 보면 고치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긴다. 나는 그 마음을 급하게 따르지 않는다. 먼저 어디가 벌어졌는지를 적는다. 벌어진 자리를 아는 일이, 올해를 읽는 일이다.
세운은 선물 목록이 아니다.